의사결정
의사결정
세상은 사건이고 사건은 의사결정의 연결이다. 컴퓨터 회로처럼 갈림길에서 선택을 계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물질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이다. 영화는 스크린에 비치고 세상은 시공간에 연출된다. 의사결정은 하나의 사건 안에서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5단계에 걸쳐 일어난다. 이 중에서 세 번째 힘이 결정이고 질과 입자는 사전에 세팅하고 운동과 량은 집행한다. 질은 에너지를 끌어오고, 입자는 코어에 핸들을 박고, 힘은 핸들을 틀어 공간의 방향을 결정하고, 운동은 시간의 순서를 진행하고, 량은 그것을 종결시킨다. 힘은 중심의 작은 위치에서 일어나고 운동이 그것을 전체에 전달하는 것이다. 사람이 빙판에 넘어진다면 중심이 넘어지는 것이다. 중심이 삐끗하는게 힘이고 그것이 전체에 전달되어 팔다리까지 신체가 전부 꽈당하는 것은 운동이다. 그 전에 중심을 도출하는 것이 입자, 그 전에 빙판과 맞서는게 질이다.
질은 외부에서 자원을 들여오고, 입자는 내부에서 정렬하고, 힘은 명령을 내리고, 운동은 반복하여 실행하고, 량은 종결하여 제출한다. 하나의 사건에서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5회에 걸친 세부적인 의사결정으로 닫힌계 내부의 에너지 모순을 처리한다. 외력을 그대로 되돌리거나, 내부에서 고루 분산하거나, 열과 빛과 파동으로 바꾸어 외부로 배출한다. 그렇게 못하면 깨진다.
상부구조 - 질, 입자 .. 무대의 세팅
의사결정.. 힘 .. 명령
하부구조.. 운동, 량 .. 명령의 실행
사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의사결정은 힘의 명령이다. 질-입자-힘의 상부구조가 사전 준비작업이라면 힘-운동-량은 후속작업이다. 결정적인 작업은 힘에서 이루어진다. 사건 관련자가 법정에 모이는 것이 질, 판결을 내리는 주체가 입자, 법정에서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힘, 징역을 사는 것이 운동, 형기를 채우는 것이 량이다. 모래시계라면 가운데 잘록한 부분이 힘이다. 모래를 유리병에 가두는 것이 질, 중력으로 내리누르는 것이 입자, 모래가 구멍을 통과하는 것이 힘, 모래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운동, 모래가 바닥에 쌓이는 것이 량이다. 핵심적인 의사결정은 바늘과 같은 끝단에서 일어난다. 칼의 날과 같다. 숟가락이든 컵이든 물리적인 접촉점이 있다. 그 뾰족한 첨단부가 제품의 성능을 결정한다. 모래시계처럼 X자 모양으로 가운데가 잘록한 지점이 반드시 있다. 인간이 쓰는 도구는 질 - 입자 - 힘만 도구에 반영되고 나머지 힘- 운동 -량은 도구가 작업하는 대상에 존재하므로 도구의 날은 죄다 뾰족하다. 도구의 성능을 결정하는 접점이 있다.
질과 입자는 힘을 조직하고 운동과 량은 힘을 전달한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힘이다. 힘은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어 속도를 끌어올린다. 사건은 닫힌계를 걸고 강체에 유체의 성격을 부여하여 힘을 한 곳에 몰아준다. 각운동량을 수렴하여 에너지를 쥐어짠다. 계 내부를 균일하게 만들어 천칭의 두 접시를 대칭시키고 축을 이동시켜서 두 날개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게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을 ( T )로 나타낼 수 있다. ( 괄호 )는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이다. 질이 입력하고 량이 출혁한다. 가운데 T는 천칭저울 모양의 축과 대칭이다. 곧 밸런스다. 대칭된 수평의 접시 두개를 수직의 센터가 받치고 있다. 대저울의 짧은 팔에 계량하는 물체를 걸어 힘을 일으키고 반대쪽의 긴 팔로 추를 이동시켜 운동을 일으킨다. 힘은 운동과 거리의 곱이 된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내부에 ( T )를 숨기고 있다. 돌멩이라 해도 중력과 질량이 작용한다. 칼날의 날과 같고 볼펜의 촉과 같고 전축의 바늘과 같과 총의 뇌관을 때리는 공이와 같은 접점이 있다. 화살과 시위가 만나는 부분이 있다. 요凹와 철凸이 만나는 부분이다. 그 부분을 제어하여 운동과 거리의 곱과 힘을 교환한다. 돌멩이는 그것이 무게중심의 형태로 내부에 있지만 사람이 도구로 사용하면 외부로 나온다. 그 내부의 코어를 밖으로 꺼내는 것이 사건의 격발이다.
전략은 하부구조를 내부고 상부구조를 받는 것이다. 상부구조 1과 하부구조 2가 대칭된다. 등가로 교환되는 것이다. 에너지는 같은데 상부구조를 가진 쪽이 이긴다. 사용하는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상부구조는 1회의 의사결정으로 통제되나 하부구조는 2회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므로 의사결정비용에서 손해다. 이케아 가구는 조립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같은 값으로 사면 손해다. 전략은 운동거리를 내주고 힘을 받는 것이다. 등가인데 힘이 이득이다. 단기전 2게임을 내주고 장기전 1게임을 받는다. 국지전 2게임을 내주고 전면전 1게임을 받는다. 같은 패턴으로 제한전을 내주고 총력전을 받으며, 전술적 승리를 내주고 내가 이기는 지점에서 싸우는 전략적 승리를 얻으면 이긴다. 명분과 실리의 교환이다. 당장의 이익과 나중의 권력을 교환한다. 노자의 실용을 내주고 공자의 합리를 얻어야 한다. 그 반대가 되면 주도권을 잃고 당한다. 등가인데 손해다. 5리터짜리 둘보다 10리터 짜리 하나가 운반비용이 싸다.
등가인데 의사결정비용에 차이가 난다. 주도권이 거기에 있다. 바둑을 두면 흑이 유리하고, 화투를 치면 선이 유리하고, 카지노를 가도 딜러가 유리하다. 주도권 비용만큼 유리함이 있는 것이다. 주도권을 만들면 이긴다. 계를 닫아걸고 강체를 유체로 만든 다음 수학을 믿고 확률을 높이는 순방향으로 기동하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반복하고 장기전을 수행하면 승리한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행운의 한 방을 노린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미 가치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의미다. 인간은 쾌락이나 보상을 추구하는 동물이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견주는 보상을 주는 방법으로 강아지를 훈련시키지만 이는 강아지가 훈련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쓰는 궁여지책이고 강아지가 의미를 깨달으면 보상을 주지 않아도 열심히 한다. 천재견이 그러하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야망, 의도, 목적, 동기, 쾌락, 탐욕, 욕망 따위는 개소리고 인간은 의미를 추구한다.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온갖 말이 다 나오는 것이다.
의미는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한다. 소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했다. 국가도 주변국들 중에서 만만한 배후지를 보고 전략을 세운다. 강국을 등지고 약소국을 바라본다. 길은 막다른 길보다 연결된 길이 좋다. 사건이 연결되어 의미를 달성했을 때 인간은 전율한다. 도박판에서 돈을 따면 전율한다. 다음 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돈을 땄다는 사실보다 다음 사건과 연결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연결될 때 전율한다. 첫 키스의 추억처럼 강렬하다. 다음 데이트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쏟아지고 에너지가 분출한다. 설레이고 흥분하고 기분이 업된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사건의 연결에 따른 의미, 의미의 포착에 따른 전율, 전율에 중독된 데 따른 열정, 열정을 드러내는 매력이다. 의미를 보지 못하면 시큰둥하다. 포기하게 된다. 동기나 보상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증명하려는 것이며 이는 열등의식을 들키는 행동이다. 주체적인 판단이 아니다. 어른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어린이의 행동이다.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점에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행동이다.
인간의 행위하는 목적은 자연의 큰 흐름에 올라타고 눈앞의 이득과 나중의 권력 사이에서 바꿔치기를 계속하여 사건을 부단히 다음 게임으로 연결시켜 가는 것이다. 이때 바꿔치기 할 눈앞의 이득과 장래의 주도권 사이에 가중치를 판단하는게 가치다. 의미는 연결하고 가치는 선택한다. 의미가 사건의 연결이라면 가치는 갈림길에서의 선택이다. 단기전보다 장기전, 전술보다 전략, 실용보다 합리, 결과보다 원인, 단절보다 연결, 부분보다 전체가 가치가 있다. 주변과 연결되는 촉수가 많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 서로 공유하는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 모든 사건은 거기서 격발되기 때문이다.
전략 전술
전투는 전장 안에서 벌어지지만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장 바깥의 요인을 움직여서 적이 최종적으로 패배를 납득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완벽한 승리를 끌어내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장 안에서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것은 전술이다. 전략은 외부를 연결하여 절대적인 힘의 우위를 만들어내고, 전술은 내부를 단절하여 상대적인 힘의 균형을 만들어낸다. 전략이 전술에 앞선다. 전략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전술로 세부를 확정한다. 전략이 전술보다 커버하는 범위가 크다. 많은 숫자와 강한 힘으로 이길 싸움을 이기는 것은 전략이고, 적은 숫자와 약한 힘으로 질 싸움을 지지 않는 것은 전술이다.
사람들이 전략보다 전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론적 확신의 부족 때문이다. 장기전을 수행하며 끝까지 전략을 밀어붙일 배짱과 용기가 없고, 큰 그림을 그릴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작은 전투를 내주고 큰 연결을 차지해야 하는데 작은 전투를 지면 군대의 사기가 떨어지고 왕에게 지휘권을 빼앗기는 수가 있다. 이 문제는 충분한 훈련과 정비된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략은 눈에 보이는 작은 실리를 희생하고 대신으로 보이지 않는 큰 연결을 얻은 다음 자신이 가진 전력을 몽땅 쏟아부어 최후의 일전으로 이기는 것이다. 외부 변수를 줄여서 피아간에 팽팽한 밸런스를 유도하고 저울의 축을 만든 다음 그 축을 선점하고 그 축의 이동에 따른 기세의 힘으로 밀어붙인다. 요행수를 기대할 수 있는 외부의 변수가 사라졌으므로 적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상부구조에서의 질-입자-힘이 전략이라면 하부구조의 힘-운동-량이 전술이다. 전략 안에서 전술을 구사하면 흥하고 전략 없이 전술만 구사하면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진다.
일원론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사물은 둘이지만 사건은 하나다. 결과는 여럿이지만 원인은 하나다. 과녁은 여럿이지만 활은 하나다. 일방작용으로 보면 여럿이지만 상호작용으로 보면 하나다. 배는 이물과 고물이 있지만 키는 하나고, 자동차는 전진과 후진이 있지만 핸들은 하나고, 전기는 ON과 OFF가 있지만 스위치는 하나다. 인간이 사건에 개입하는 방식은 대칭의 둘이다. YES 아니면 NO다. ON 아니면 OFF다. 삶 아니면 죽음이다. 성공 아니면 실패다. 그 개입의 결과는 여럿이다. 하나의 자동차를 두고 인간이 타거나 타지 않거나 두 가지를 판단하며 그 자동차로 갈 수 있는 행선지는 여럿이다. 일원론이냐, 이원론이냐, 다원론이냐 하는 논쟁은 사건의 진행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따른 착오다. 사건은 언제나 하나이고, 사건에 대한 인간의 입장은 언제나 둘이며, 결과로 얻어지는 사물은 여럿이다. 각자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이다. 관점의 혼선이다. 일방작용이 아니라 상호작용으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일원론 - 하나의 사건
이원론 - 인간의 두 가지 개입방법
다원론 - 다양한 사건의 결과
시작은 하나요 과정은 둘이요 결과는 여럿이다. 일원론, 이차식, 다양형이라고 해야 한다. 각각 으뜸, 버금, 딸림이다. 여럿은 반드시 둘로 좁혀지고, 둘은 반드시 하나의 근본으로 돌아간다. 근본이 되는 하나의 벼리를 찾지 못하였다면 사유를 충분히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이 다원론을 좋아하는 것은 사건의 결과측에 개입하려는 비겁한 잔꾀 때문이다. 제사가 끝나고 음복할 때 나타나서 다양한 음식을 얻어먹으려는 것이다. 그 제사의 주최측은 일원론으로 진행하는데 말이다. 종교의 승려나 학교의 교사나 사회의 엘리트가 이원론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을 제압하고 통제할 의도 때문이다. 인간들이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 않기 때문에 YES냐 NO냐 하고 윽박질러 선택을 강요한다. 말 안듣는 녀석을 내쫓으려면 안과 밖의 경계를 그어서 이원론을 구사해야 한다. 다원론은 약자의 살아남으려는 처세술이고, 이원론은 강자의 사람을 제압하는 기술이다. 그들은 애초에 진리와 상관없는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일원론이다. 사건을 일으키는 에너지의 공급라인에 잡혀 있기 때문이다. 통제해야 하는 에너지원이 하나이므로 사건이 하나인 것이다.
일의성
주사위를 한 번 던져서 눈을 결정하는 것이 일의성이다. 우리는 인과율을 배워서 뭐든 둘로 나누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사실은 치고 받는 둘이 아니고 랠리가 이어지는 하나다. 연결을 보면 1인데 단절을 보므로 2로 착각된다. 찍는 도장과 찍히는 무늬는 한 번에 결정된다. 찍고 난 다음에 찍히는게 아니고 찍는 동시에 찍힌다. 실제로는 시간차가 없다. 시간차는 사건이 증폭되어 외부로 전달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는 동시에 성립하지만 교통위반 범칙금이 날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떡잎이 자라서 펼쳐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씨앗을 조사해보면 배아에 이미 잎이 숨어 있다. 없던 떡잎이 자라난게 아니고 숨어있던 떡잎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인과의 법칙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착각이다. 동시에 결정되고 시간이 지난 후에 확인된다. 원인 다음에 결과가 오는게 아니고 원인과 결과가 동시에 성립하지만 원인 다음에 결과가 확인된다. 원인은 전체에 해당되고 결과는 부분에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은 미리 찍어도 되고 결과는 나중의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입시에 붙었든 떨어졌든 원인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합격이라도 공부탓, 불합격이라도 공부탓이다. 그러므로 원인은 미리 찍어도 된다. 결과는 발표를 보고 말해야 한다.
전후, 좌우, 상하, 경중, 내외, 대소 등의 둘씩 짝지어져 대칭되는 개념들은 모두 둘을 통일하는 하나의 토대가 있다. 전후에는 시간적 순서가 있고, 좌우에는 공간적 방향이 있고, 상하는 단계가 있고, 경중은 무게가 있고, 내외는 경계가 있고, 대소는 크기가 있다. 사물은 둘이지만 사건은 하나다. 세상은 접혀 있는 것이 펼쳐지듯이 일의적으로 일어난다. 단번에 결정된다. 낙하산이 펼쳐지듯이 확 펴진다. 그러므로 말단부에서 용을 써봤자 헛일이다. 상부구조에서 잘하고 앞선단계에서 잘해야 한다. 결과측이 아니라 원인측에서 잘해야 한다. 목줄을 쥔 사람이 잘 컨트롤 해야 한다.
언어, 담론, 전제 진술
언어는 사건을 반영한다. 짧은 외마디 비명소리라도 그 안에는 사건이 반영되어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갖추어 있다. 아기가 꺅! 하고 소리를 질러도 그게 갖추어진 문장이다. 많은 부분이 숨겨지고 생략된다. 그 숨겨지고 생략된 것을 보충하여 갖추어진 완전체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 담론이다. 담론은 조건문과 반복문의 호응으로 이루어진다. 낯선 사람에게 갑자기 말을 걸면 이상하고 왜 내가 당신에게 말을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조건문이다. 말을 하려면 일단 상대방을 테이블에 앉게 만들어야 한다.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람들은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서 뭔가 일치하는게 찾아지면 그것을 빌미로 말을 건다. 영국인들은 초면에 정치이야기나 종교이야기를 하면 실례가 되므로 두 시간 동안 날씨 이야기만 하다가 헤어진다. 반복문은 조건문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부름과 응답, 질문과 대답, 조건문과 반복문의 호응이다. 한시로 말하면 댓구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말대꾸를 하는 것이 언어다. 소설이나 칼럼처럼 혼자 일방적으로 말할 때는 자문자답을 해야 한다. 자문이 조건문이면 자답이 반복문이다. 명제는 전제와 진술이 호응되어야 한다. 담론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데 따른 갖추어진 형식이라면 명제는 일방적 선언에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갖추어진 형식이다. 먼저 전제를 깔아서 상대를 부르고 진술을 쳐서 답해야 한다. 전제로 호출하고 진술로 호응하는 것이다. 전제는 판단조건을 제공하고 진술은 판단내용을 전달한다. 진술 안에서 다시 주어와 목적어의 대칭, 동사와 동사의 대칭, 화자와 청자의 대칭이 숨어 있다.
말을 하는 것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담론은 궁수가 활을 잡고, 명제는 활에 화살을 매긴다. 주어의 활로 동사의 화살을 목적어의 과녁에 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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