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의 유혹
색맹이 교정안경을 쓰면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색각인 사람은 그것을 작은 차이로 짐작하지만, 교정안경을 쓰고 처음으로 원래의 색깔을 보면 전율한다.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유튜브에 많다. 칼라에는 흑백에 없는 다른 것이 있다. 단순히 이것과 저것을 변별하는게 아니라 사람을 잡아당기는 유혹을 숨기고 있다. 과일은 잘 익은 열매로 사람을 유혹한다. 초록은 편안함으로 사람을 유혹한다. 거기에 우리가 포착해야 할 숨은 플러스알파가 있다. 구조론에는 하나가 더 있다. 강렬함이 있다. 매력이 있다. 사람을 잡아 끄는 센스가 있다.
맹수는 움직이는 표적을 보면 흥분하고, 남녀는 성숙한 사람의 성적 표지를 보면 흥분한다. 첫 키스의 추억처럼 전율한다. 원숭이가 가지 끝에 매달린 과일을 먹게 하려면 내면에서 강하게 충동질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의 눈을 뗄 수 없는 귀여움 공격이나 미인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에는 집단과의 상호작용을 늘리게 하는 자연의 전략이 숨어 있다. 옴팡지고 야무지고 까칠하고 아슬한 것이 있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접착제가 된다.
구조를 본다는 것은 남들보다 하나를 더 본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밀한 유혹을 보는 것이다. 치고나가는 기세를 보는 것이다. 강렬함을 보는 것이다. 의리를 보는 것이다. 맞물려 돌아가는 정도를 보는 것이다. 사물의 표면을 보는 사람이 흑백TV를 보는 사람이라면 사건의 구조를 보는 사람은 컬러TV를 보는 사람이다. 흑백은 사실을 전달하지만 컬러는 매력을 전달한다.
세상은 대칭에 의해 돌아간다. 단순히 대칭을 이루고 끝나는게 아니라 톱니가 맞물린 정도의 차이로 조절한다. 호흡이 있고 리듬이 있고 완급조절이 있고 하머니가 있다. 긴장하고 이완한다. 축의 움직임에 의한 밸런스의 복원은 아름답다. 고저장단의 밀당이라는 플러스 알파가 당신을 흔들어 놓는다. 때로는 그 숨은 플러스 알파가 은밀히 축구장을 기울여 당신의 의도를 좌절시킨다. 뭐든 뜻대로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배후에서 움직이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가만히 있다가 당신이 뭣 좀 해보려고 하면 갑자기 나타나서 훼방을 놓는다. 상부구조가 개입하는 타이밍과 위치를 아는 자가 배후의 숨은 힘을 역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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